CCK(Creative Commons Korea)의 'Code can be an art.' 행사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생각났던 자료들을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다음은 임백준님의 책 '누워서 읽는 알고리즘' 중 '문학적 프로그래밍’이라는 장에서 소개 된 내용입니다. Art of computer proramming으로 유명한 카누스 교수가 1974년 11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ACM(Association for computer Machinery) 연례회의에서 '예술로써의 컴퓨터 프로그래밍(Computer programming as an Art)라는 제목의 강연을 했다고 합니다. 그 강연은 다음과 같은 말로 끝이 맺어졌습니다.
우리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하나의 예술로 생각한다. 그것은 그 안에 세상에 대한 지식이 축적되어 있기 때문이고 기술과 독창성을 요구하기 때문이고 그리고 아름다움의 대상을 창조하기 때문이다. 어렴풋하게나마 자신을 예술가라고 의식하는 프로그래머는 스스로 하는 일을 진전으로 즐길 것이며, 또한 남보다 더 훌륭한 작품을 내놓을 것이다.
We have seen that computer programming is an art, because it applies accumulated knowledge to the world, because it requires skill and ingenuity, and especially because it produces objects of beauty. A programmer who subconsciously views himself as an artist will enjoy what he does and will do it better. Therefore we can be glad that people who lecture at computer conferences speak about the state of the Art.
위 강연의 PDF파일을 찾았는데 7페이지 밖에 안 되는군요. 이정도면 출력해서 퇴근길에 읽어볼만 한것 같습니다.
그리고 1992년에 출판된 책 '문학적 프로그래밍(Literate Programming, Center for the Study of Language and Information,1992)은 카누스 교수의 논문과 '생각하는 프로그래밍’의 저자 존베틀리의 칼럼이 묶여진 책입니다. 이 책의 서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일은 재미있다. 그리고 잘 작성된 프로그램을 읽는 것도 재미있다.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일 중 하나는 여러분이 작성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른 사람들 혹은 여러분 자신이 읽고 기쁨을 얻는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은 또한 유용한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성취감을 맛보는 순간은 여러분이 창조한 무엇이 사회의 부와 진보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다. 어떤 사람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작성함으로써 돈을 벌기도 한다. 따라서 프로그래밍은 세 가지 측면에서 결실을 맺는 행위다. 미학적으로, 인류학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인 면이 바로 그러한 결실에 해당한다.
카누스 교수의 관련 논문도 PDF파일로 구할 수 있었습니다. http://faq.ktug.or.kr/faq/LiterateProgramming?action=download&value=knuthweb.pdf
얼마 전에 '문장강화'(이태준 저)라는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었습니다. 1940년에 처음 나온 책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책을 넘어서는 글쓰기 공부책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더군요. 책에 들어간 예문이 다 옛날 글이라는 것이 아쉽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그런 찬사를 받는 것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제가 제일 감탄을 했던 내용은 글을 고쳐서 다듬는 '퇴고’에 대한 예시였습니다. 저자는 얼핏 보기에 별 흠이 없어 보이는 문장을 점차적으로 고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 부분을 읽을 때 저는 마틴파울러가 쓴 책 '리팩토링' 제1장을 읽을 때와 굉장히 흡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퇴고가 코드를 리팩토링하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진 것이죠. 유심히 안 보면 이상 없어 보이는 코드나 문장들이 여러 관점에서 따져가니 고칠 점이 투성이인 것들이였습니다. 그리고 고쳐진 최종결과물들은 처음에 비해서 훨씬 명확하고 이쁜 코드와 문장들이였고요. 그때 다시 한번 코드와 문학, 넓게는 예술과 유사점이 있다는 것을 떠올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해커와 화가’라는 책에서는 미술과 프로그래밍의 유사점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폴그레이엄은 특이하게도 미술과 전산을 같이 전공한 사람입니다. 그 예 중의 하나가,세계적인 명화들을 엑스레이 투시해보면 그 아래에는 수많은 스케치 후에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선의 흔적들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코딩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고, 그것을 죄악시 할 필요가 없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저도 자바 코딩을 할 때 처음에는 전체의 클래스 선언과 비어있는 메소드부터 만들어서 틀을 잡은 다음에 나중에 메서드 안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채워넣을 넣는 순서로 진행을 합니다. 그러고보니 그것이 스케치하는 것과 비슷하게도 느껴지더군요.
재미있게도 이외수님의 '글쓰기의 공중부양’이라는 책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옵니다. 여기서 저자는 글을 쓸 때 처음부터 한꺼번에 모든 부분을 구체적으로 쓸려고 하지말고 글 전체의 틀을 구어체로 스케치한 후에 나중에 세부묘사를 채워넣으라고 합니다. 인물화를 그릴 때 처음부터 이목구비의 정밀묘사를 하면서 그려나간다면 나중에 이목구비가 따로 노는 그림이 된다는 비유가 나오더군요. 이렇게 그림,글, 코딩이 다 통하는게 있나봅니다.
전 한때는 코딩 혹은 프로그래밍은 예술이라는 말이 지나치게 순진하다고 느껴졌었기에 밖으로 꺼내기에는 민망하다고 느낀 적도 많았습니다. 개발자 커뮤니티 사이트에 이런 글이 올라간다면 '코딩은 노가다인 걸 아직 모르냐?','고생을 덜해봤냐?' 같은 욕을 바가지로 퍼먹여줄 글이 될 수도 있겠죠 ^^; 하지만 프로그래밍을 하면 할수록 그 것이 진실이라는 생각만 강해지고만 있어요. 위에서 유명한 아저씨들도 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 보니 위안이 되네요.
인용자료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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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UG(Korean TeX User Group)의 문학적 프로그래밍에 관한 전반적인 소개' http://faq.ktug.or.kr/faq/LiterateProgramming ACM 강연의 원문, PDF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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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읽는 알고리즘, 임백준 ( ACM 강연의 번역내용, '문학적 프로그래밍' 서문 번역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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